더 깊이 파고 들어야 했다.
작가가 된 이후의 여행은 기존과 완전히 달랐다. 여행이 아니라 취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내 취향을 배제하고 여행지 속에서 보편적인 매력을 찾아야 했다.
나는 다시 역사에 답을 구했다. 여러 번 여행했던 베를린과 뮌헨을 다시 취재하면서 기존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수없이 발견했고, 그것을 정리하다 보니 독일뿐 아니라 주변국까지 연결되는 어떤 흐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종교개혁 성지순례 가이드북을 만들 때에는 한층 깊게 역사를 파고들어야 했다. 아이슬레벤, 만스펠트, 토르가우, 코부르크 등 이름도 낯선 시골의 소도시를 오직 역사 속 사건의 실마리만 가지고 취재하는 건 참 어렵지만 흥미로운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