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카로 남미 대륙을 달리다
처음 생각은 간단했다. ‘콜롬비아에서 중고차를 사서, 브라질까지 여행하고, 차를 되팔자!’ 콜롬비아에서 (아주아주 오래된) 중고차를 샀고, 아르헨티나 허허벌판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히치하이킹으로 겨우 도움을 청한 다음, 망가진 자동차는 어떤 할아버지에게 고철값에 팔아버렸다. 애초에 가려고 했던 우수아이아도, 브라질도 가지 못했지만, 속이 후련했다. 자동차를 사고 여행을 마칠 때까지, 5개월간의 대장정이었다.
여행 경비가 넉넉하지 않았던 터라, 콜롬비아에선 길거리에서 한식과 그림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했고(서류 허가받는 데만 두 달 가까이 걸렸다), 자동차 트렁크에 에어 매트리스를 깔고 자면서 숙박비를 아꼈으며(엄청나게 추웠고, 엄청나게 더웠다), 일주일씩 못 씻는 일이 허다했다. 그만큼 위험하고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힘주어 말할 수 있다. 정말로 무모한 짓이었지만, 하길 잘했다고.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 예기치 못하게 만나는 천혜의 자연과 이름 모를 마을들, 자신의 잠자리와 음식을 내어준 현지 사람들, 기나긴 남미의 길 위에서 흘러가는 이런저런 상념들. 넉넉하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도 무언가에 주저하거나 마음이 복잡해질 땐, 그때를 떠올린다.
더 무모해져도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