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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정세음’이라는 여행의 시작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와 책을 좋아하던 아빠를 따라 영화관, 비디오 가게, 책방을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작을 하기 시작했다. 반 아이들을 상대로 괴담집과 만화를 연재하고,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가 들어와서 하는 일은 공부 대신 만화 그리기와 소설 쓰기였다. 작은 방 안에서 떠나는 상상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풍부한 영감을 주곤 했다.


현실에서 떠나다

예술대학에 진학하여 영화를 전공하였다. 행복했지만, 현실을 눈앞에 두고 휴학을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어느 날, 몇 장의 사진을 보았다. 어느 여행자의 시선으로 담은 세상의 모습이었다.

순간 백지 위에 첫 획을 그으려 망설이다, 에라 모르겠다 찍 그어버린 것처럼 속이 후련했다. 어쩌면 여행은 원대한 포부가 아니라 쪼잔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 나라고 왜 못 해.

결국 호주행 티켓을 끊고 훌쩍 떠나버린다

무대뽀 배낭여행자

처음으로 독립을 했다는 설렘-그것도 호주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일을 하는 새로운 경험, 예술 도시 멜버른의 무한한 매력까지. 힘들면서도 행복했던 애증의 호주 생활을 마치고, 함께 간 S와 본격적으로 장기 여행의 시동을 건 곳은 중미였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배낭여행의 시작이었다.

여느 때처럼 스페인어 공부를 하던 어느 날, ‘남미 자동차 여행’에 꽂혀버렸다. 불같은 마음과는 달리 막상 정보를 찾으려니 턱없이 부족했다. “남미에서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되면서도,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 있었다.

“에이, 안 되는 게 어딨어!”

올드카로 남미 대륙을 달리다

처음 생각은 간단했다. ‘콜롬비아에서 중고차를 사서, 브라질까지 여행하고, 차를 되팔자!’ 콜롬비아에서 (아주아주 오래된) 중고차를 샀고, 아르헨티나 허허벌판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히치하이킹으로 겨우 도움을 청한 다음, 망가진 자동차는 어떤 할아버지에게 고철값에 팔아버렸다. 애초에 가려고 했던 우수아이아도, 브라질도 가지 못했지만, 속이 후련했다. 자동차를 사고 여행을 마칠 때까지, 5개월간의 대장정이었다.

여행 경비가 넉넉하지 않았던 터라, 콜롬비아에선 길거리에서 한식과 그림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했고(서류 허가받는 데만 두 달 가까이 걸렸다), 자동차 트렁크에 에어 매트리스를 깔고 자면서 숙박비를 아꼈으며(엄청나게 추웠고, 엄청나게 더웠다), 일주일씩 못 씻는 일이 허다했다. 그만큼 위험하고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힘주어 말할 수 있다. 정말로 무모한 짓이었지만, 하길 잘했다고.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 예기치 못하게 만나는 천혜의 자연과 이름 모를 마을들, 자신의 잠자리와 음식을 내어준 현지 사람들, 기나긴 남미의 길 위에서 흘러가는 이런저런 상념들. 넉넉하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도 무언가에 주저하거나 마음이 복잡해질 땐, 그때를 떠올린다.
더 무모해져도 되잖아?


또 다시 시작

남미에서 돌아온 뒤 학교에 복학했다. 편입이고 공무원 준비고 뭐고, 다시 ‘영화’다. 긴 여행의 끝에 결국 되돌아왔다. 제일 즐거운 곳으로. 현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버틸 힘이 생겼다.

다시 이런저런 영화를 만들고, 이런저런 소설을 쓰고, 틈틈이 여행을 다녔다. 이제는 여행을 가서도 영화 촬영지를 돌아다닌다. 그리고 지금은 여러 직업군을 옮겨 다니며 직업 유목민으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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