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과 배움
아버지의 해외 발령으로 인해 가족들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은 기후, 문화, 언어 등이 다른 싱가포르에서 내가 잘 지낼 수 있을지 많이 걱정하셨다. 기후, 문화는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적응이 가능하겠지만, 언어의 문제가 큰 변수였다. 몇 년을 투자해서 발음과 한글을 힘들게 깨우쳤는데 완전히 다른 언어인 영어를 새롭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부모님은 막막해하셨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덥고 습한 기후, 피부색이 다른 인종, 영어로 되어있는 표지판을 보고 두려워하기는 커녕 솟구치는 호기심으로 즐거웠다. 한인학교에서 비슷한 처치에 놓여있는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잘 지내고, 새로운 것들에 흥미를 보이며 빠른 속도로 적응했다. 부모님은 사회성과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테니스, 골프, 수영, 태권도 등 각종 운동을 배우게 하고 10여개 국가를 함께 여행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게 해주셨다. 그렇게 부모님의 아낌없는 관심과 지지 속에 건강하게 성장했다.
우정과 사람을 사귀는 즐거움
싱가포르의 3년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학교 친구들은 싱가포르에서 온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온갖 질문을 던졌다. 비록 의사소통에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다른 친구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장애는 큰 장벽이 아니었다. 친구들의 배려 덕분에 초. 중. 고 학창시절 내내 많은 추억을 만들고 깊은 우정을 쌓았다. 친구들이 생기면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관계에 대한 소중함과 즐거움을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