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후기]짧은 일정에 200만원대의 여행이라면 비싼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남경문
2019-06-21


바로 이웃나라인 일본인 데다가 4박 5일인데도요? 

아니라니까요. 


차쟁이한테는, 신념이 확고해지고, 심신이 편해지는, 

말 그대로의 “성지순례” 같은 작품이였습니다. 

4박 5일간의 짧지만 긴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루하루 해보려 합니다.


부푼 기대감과 들뜬 마음을 안고 잠도 못 이룬 채 김포공항에 6시에 집결해서, 

2시간남짓을 하늘에서 보낸 후 하네다에 도착하자 마자, 셔틀을 타고 렌트카 업소로 향했습니다. 


차를 빌리고 메이트님이 저희를 처음 데려 간 곳은, 

토치기의 트윈 링 모테기 서킷 부속 혼다 전시관인 “혼다 컬렉션 홀.”

입구의 RA271과 RC142가 비치는 유리 원판 속에는 “꿈 몽” 자가 적혀있었습니다. 

혼다의 슬로건 “The power of dreams,” 그리고 매일같이 그 꿈을 꾸었던 소이치로 혼다. 

그의 정신이 깃든 자동차와 오토바이 300대 남짓이 마치 예술 작품처럼 

노출 콘크리트 갤러리에 하나 하나 전시되어 있는 그런 곳이였습니다. 


여행작품 도중 “이걸 정말 밖에다 전시해 둔다고?” 급의, 사진으로만 존재하는 희귀 차량들이 섞여있었습니다. 

물론 F1 머신들도, 우승 바이크들도 특정 기종별로는 한두대밖에 없는 경우가 많지만요. 

하지만 제가 여기서 말하는 머신들은 정말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급의 기묘한 기계들 입니다. 

혼다 컬렉션홀 같은 경우에는 아주 특별한 바이크가 한대 자연스레 섞여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거대 정유기업 ELF 와 혼다의 합작으로, 막대한 ELF 측 자본이 투입된 

“실험적이였던” 이륜차 프로젝트의 3기, 1000cc의 앞뒤 싱글암 괴물 “ELF 3” 이, 

적응 안될만큼 야한 싱글암을 쭉 내뻗고 제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녀석을 찾아 보시죠.



한 층에는 각종 세계대회를 석권한 비중 있는 F1, F2 머신들, 르망 레이서들, 그리고 가지각색의 투어링 카들, 

다른 층에는 모토GP, 다카르, 맨섬TT 등에서 영광을 거머쥔 오토바이들이 한때 자신의 리즈시절에 관한 얘기를 

간직하고 뽐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화려한 친구들 말고도, 역대 혼다 스포츠카들, 평범하고도 비범한 혼다의 

소형 및 중형차들도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심지어 경운기부터 시동형 발전기까지, 그 형태적 변화나 구조적 혁신,

 진화를 거듭해온 과정을 메이트님의 설명과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다카르에 출전하고, NORRA를 우승하고, 세계 랠리에서 순위권에 진입하고, 

엑스포를 장식했던 우리의 현대 기아 차들은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한 건지조차도 모르는 한국인으로써. . .

F1이나 모토GP같은 주요 대회를 석권한 화려한 과거와 같이, 

본인들이 만든 기계가 어떻게 국민의 일상을 변화시켰는지 

대놓고 깔끔히 정리해서 보여주는 이 마법같은 공간은 역시나 부러운 점이 아닐 수가 없더군요. 

이 부러움은 사실 야외의 모테기 서킷을 돌면서 더 커져갔습니다.



메이트님과 함께 방문한 이 날도, 바이크 몇십 대가 주어진 타임동안 서킷을 몇 랩씩 돌고 있었습니다. 

메이트님에 의하면 서킷은 “적자” “자선 사업” 이라는 단어들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테기 서킷을 곳곳 데려가 주시면서 정갈히 정돈된 잔디, 타이어 자국 하나 없는 아스팔트를 보여주시더군요. 

주행타임이 끝나면 타이어 자국 태우는 장비로 트랙을 한바퀴 돈다고 합니다. 

서킷 인근에 사는 라이더분들 레이서분들이 부러워집니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졌어요.



도착하는 첫 날은 핸드폰 배터리의  이른 방전으로 인해 사진을 많이 못 남겼지만, 

지금부터는 글에 비해 사진 양이 많아져 기독성이 좋아집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직 뒤로가기는 누르지 마세요. 


둘째 날, 한국에서 온 이방인들을 태운 코롤라 필더는 군마현으로 향했습니다. 

소위 일썩차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필수 교양인 이니셜 디의 배경이 되는 곳이자, 

스바루의 고장이지요.


2일차 일정의 스타트를 끊는 건, 이카호의 “장난감 - 인형 - 자동차” 박물관입니다. 

뭔가 이름으로만 보면 굉장히 어수선한 공간일 듯 싶지만, 

공간활용도도 높고 컬렉션도 깔끔한 다중테마 박물관 입니다.

 

몸값이 비싼 스타이프 테디베어들부터, 

일본의 황금기 쇼와시대를 장식한 각종 장난감, 프라모델과, 

일본인들에게는 추억같은 간판들과 물건들이 잘 정리된 보물창고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곰인형들을 지나서 쭈욱 걸으며 관람하다 보면 악어떼가 나올라, 악어떼! 

그런건 없고 난데없이 F40이 유리관에 들어있습니다. 

F40사진은 안 올리겠습니다. 직접 보세요. 각지고 이쁩니다. 


마츠다 세이코 누님은 사진이나 앨범아트가 아닌 동영상으로 꼭 접하시고요.

아이유 저리가라급입니다. 아이유 팬분들은 죄송합니다.

저도 아이유 팬입니다. 

때리지 마세요.

아파요.



사실 관장님이신 요코타 할아버님께서는 

일본 최대의 자국 클래식카 이벤트 “Nostalgic 2Days” 를 참가하신 적도 있고, 

몬테카를로까지 Z를 끌고 가서 히스토릭 랠리를 완주하신 적도 있으며, 

홈그라운드인 이카호 인근에서는 규모 있는 클래식카 랠리를 직접 개최하신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요코타 관장님의 취향의 넓이는 우주급인듯 합니다. 

360cc급 소형차들부터 경매가 10억 15억을 호가하는 2000GT라던가 F40 등등 여러 차를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관 별로 테마가 있고 개연성이 있는 곳도 많았고, 

그냥 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깜짝선물같이 나타나는 차도 몇 대 있었습니다.



나와서는 이카호 온천마을 365계단을 올라가 보았습니다. 

이니셜 디의 타쿠미 커플이 데이트를 하며 올라갔던 계단을,  건장한 남자 넷이서 대신 걸어서 정복했습니ㄷ

사진은 저를 제외한 이번 성지순례 크루입니다. 

메이트님과 형님들 덕분에 막내는 좋은 추억 많이 쌓고 많은 걸 보고 듣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카호 온천마을은 정말 일본의 한적한 산골 휴양지의 여유가 흘러 넘치는 곳이였습니다. 

너무 흘러 넘친다 싶어서 내려오다가 식사 예정이였던 식당을 확인해 보니, 

사실 이 마을이 목요일에만 전체휴무. 역시 너무 조용하다 했어.

내려오는 길에 “스트로베리 밀크 전문점” 에서 목을 축이며, 

사장님에게 인근 맛집을 유창한 일본어로 물어보신 메이트님. 

근처에 유래깊은 “우동 마을” 비슷한게 있다고 합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집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신 사장님은, 휴무일에도 영업하신는 것 - 

그리고 전혀 관계없는 같은 건물의 가게 옆집까지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붙여두신 것을 보아 

건물주 임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음. 제 점수는요. 라멘집이 휴무인 게 감사할 정도였습니다. 

밑반찬까지 다 비움. 면발의 쫄깃꼬들함은 제 잇몸이 기억합니다. 

Pleasant detour 로 인해서 우연히 찾은 맛집, 

아무래도 다음 모집부터는 코스에 포함될 확률 99.8% 이니 신청하시고 꼭 맛보세요ㅋㅋ. 

직접 깨도 갈고 국물을 부어서 먹는 하나의 과정 자체가 굉장히 안정을 주는, 오감이 즐거운 식사시간.


라멘집이 닫아 미안하다고 하시는 메이트님은 우동 4인분을 결제해버리셨습니다.


이어지는 하루나 호수 드라이브 코스. 만화에 나왔던 배틀 시작지점도 보고, 주인공들이 달렸던 길을 따라서, 

하루나 산 정상의 칼데라 화산호수를 중심으로 한 유원지, 하루나 호수의 오리배 나루터까지 왔습니다. 

타쿠미가 매일 아침 두부를 배달하던 곳은 아마 저 빨간 지붕 리조트일 것이라 하셨습니다. 

여자친구와 같이 와서 봐야 하는 풍경을 성인 남성 넷이서 보는데도, 

감성을 난데없이 자극하는 잔잔하고 반짝이는 물결과 들쑥날쑥 화산 지형이였습니다.



후식은 디즈개러지에서 커담타임. 만화와 같이, 저 실에이티는 여성 드리프터가 운전한다고 합니다. 

밖과 차고에는 아메미야, 베일사이드 등 

일본 굴지의 애프터마킷 회사의 손길이 닿은 가지각색 튜닝카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실내에는 이니셜 D 및 자동차를 테마로 실차 부품, 모형 

그리고 푸딩이나 빵ㅋㅋ 같은 것마저 만화 캐릭터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날. 도쿄 시내를 돌 예정이기에 지하철로 이동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메가웹의 도요타 시티 쇼케이스. 

한국의 현대 모터 스튜디오 같은 그런 곳입니다. 

고양 스튜디오의 라이딩 어트랙션과 비슷한 구성의 체험 탑승형 시어터가 있는데, 

메이트님에 의하면 두 곳이 같은 기계를 쓴다 합니다ㅋㅋ.

같은 차종도 풀옵 중옵 깡통의 스펙 및 가격을 비교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으며, 

일본 내수 차량들의 “고유 엠블렘” 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구경입니다. 

현 도요타 사장인 아키오 도요타 사장의 포부와, 

그의 레이싱에 대한 애착이 묻어나는 가주 레이싱의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메이트님께 상세히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놀이동산에 온 듯한 기분으로 메가웹 안의 구간에서 시승도 해 볼 수 가 있는데,

정말 놀이기구 타듯이 탄건지, 히스토릭 아래층 광장 코너 구간에는 타이어 자국이 ( . . . )


열심히 걸어서 소모한 칼로리를 

차슈덮밥을 사이드로,중화라멘 한 그릇에 나마비루까지 곁들여서

거 광속으로 다시 채워넣는 일련의 식사 겸 의식은 맛있고 짜릿하고 시원한 자괴감을 줍니다.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건 비겁한 변명입니다. 그래도 맛있는건 맛있어요.


중식은 라면이였는데, 중식 라면이였습니다 -

ㅋㅋ 펀치라인 죽이구요ㅋㅋㅋ 힙합 해야겠다 


죄송합니다.


식사 후에는 히스토리 개러지 관람. 

메이트님에 의하면 원래 몇 년 동안 미국의 황금기 테마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다가, 

얼마 전에 일본의 전성기 쇼와시대를 모티브로 인테리어 전체 재시공을 거쳤다고 합니다. 

도요타 뿐만 아니라 자국 타 회사의 명차, 세계의 명차까지 한눈에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한대 한대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Z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세를 지닌 내수형 432가 가장 멀리 있지만 눈에 들어옵니다. 

블루버드도 SSS 모델이였고, 옆의 세리카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디자인 큐를 많이 따온 

전형적인 6070 일본 스포츠 쿠페들의 정석이라 보여집니다. 


이외에는 테마에 따라 주기적으로 바뀌는 특전 공간입니다. 

르망에서 로터리 엔진이 금지되는 사태를 초래한, 

도리토스 4개의 심장을 가진 화려한 리버리의 난동꾼, 

마즈다 787B께서 “도요타” 히스토릭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혼다 컬렉션홀에 도요타 레이싱카가 전시되거나 하듯, 

자국 타 회사의 쟁취와 성공에 대한 무언의 존중과 공생의 마인드가 얼핏 보입니다.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쌍용 LMP 를 볼 일은 없는 게 아쉽습니다.



르망 죽쑤기의 명가 닛산 ( 사실 닛산 팬입니다 ) 을 3위의 영광까지 맛보게 해준 R390GT1도, 

디아블로와 공유한 헤드램프를 치켜뜨고 앉아 있었습니다.


또 “이게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모멘트 - 

도요타가 그룹S 출전을 위해 MR2를 기반으로 개발한 222D 라는 녀석입니다. 

상상 속의 동물 기린 뭐 이런 급이죠. 제작된 워킹 프로토타입의 개체수는 4개, 

그중 생존해 있다고 알려진 것은 3대, 

실제로 생존이 확인된 차는 유럽의 검은 개체 한대 

그리고 여기 이 자리에 기념품점 앞에서 “응 나 진짜야” 라고 나지막하게 외치고 있는 한대입니다. 

메이트님이 레프리카가 아닌 진짜라고 저를 확인사살 해주셨습니다. 

하필이면 1층 기념품점 내려가는 계단에서 훤히 보이는 곳에 있더군요. 

내려가다 다리 힘 풀리면 위험한데.


랠리를 테마로 한 미니 전시가 또 이루어지고 있었던 만큼, 도요타에게 영광을 안겨준, 

역사 속 랠리카들이 비스듬하게 차례대로 자연광을 받으며 서 있습니다. 

좋은 자동차 갤러리는 자연광을 중시한다는 것이 메이트님의 설명.

아기자기한 1/43 크기의 역대 도요타 랠리 출전차량들 모형들도 나란히 앉아서 

“일제”히 “사가” 라고 외치고 있더군요.

역대 WRC 우승 차량들도 이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텔레파시로 “사가” 를 한 8개국어로 듣지 않았냐구요? 

핀란드 어 밖에 못 들은 듯 합니다. 랠리 드라이버는 대부분 다 핀란드 태생, 어차피 우승은 핀ㄹ…. 

기념품점 바로 옆에선 장인 할아버지들이 손수 한대씩 오래 된 친구들을 복원 중이셨습니다. 

도요타 뱃지를 달고 있든 아니든, 같은 애정으로 복원된다 합니다. 

이처럼 복원된 차들은 전시에 활용되거나 타지로 이동! 

앞에 널려있던 R32의 RB 부품들을 눈앞의 흰 크라운에 넣게 된다면 

끔찍하고 강력한 혼종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히스토릭에서 찍힌, 이번 여행의 가장 야한 사진으로 마무리. 

정말 아름다운 곡선 사이로 속이 살짝 비칩니다.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 도시 속 실내 서킷인 “ 하버 서킷” 에 도착하였습니다.



빈티지한 소품들로 가득 찬 대기실과 사이버펑크틱하게 빛나는 현란한 조명의 조합은 새롭습니다. 

87년작 아키라 속의 네오 도쿄를 달리는 듯한 기분. 




레이싱을 배우다 그만둔 저로서는, 

미련을 내려놓고 즐겁게 마냥 즐기고 싶었지만, 

뭔가 마음속 깊이 맺힌 한이 계속 방해를 하더군요.

와츄띵 아머레츄롤리너현데이? … 말구요 




많이 녹이 슬지 않았나 싶어서 더 열심히 철골 샷시를 조명과 커브 사이로 감아돌렸습니다.

결과는ㅋㅋㅋㅋ 유래없이 칸코쿠진 이방인 4명에게 도장깨기 당해버린…

일본 아저씨들 아재둥절. . . 

22.7초대로 일본기준 “프로” 클래스 진입했습니다. 추가 챌린지도 완료! 

이제 지금부터 신청하시는 여러분은 제 기록을 박살내시면 됩니다.

하도 열심히 잡아돌리다 보니 땀이 뻘뻘. 막탐에는 추워서 못달렸음ㅋㅋㅋㅋㅋ






헬멧에 눌린 채로 이를 계속 악물고 횡G를 견디다 보면 입안 양옆에 물집이 잡히는데 

몇년만이였습니다. 그리웠어요.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만큼 다시 해보려 합니다.


마무리는 황메이트님과 최형님의 불꽃 튀기는 승부전. 마리오카트스러운 음악을 얹어버리니 이 치열했던 승부마저 익살스럽습니다.

말 나온 김에 마리오카트는. . . 최형님의 빅토리 사진으로 3일차 기록을 마무리 !


4일째는 아침 일찍 모여 “서킷의 늑대”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라이벌 차종들에 비해 낮은 체급의 로터스 유로파로, 쿤타치나 512BBi, 판테라 등등 

12기통 8기통 거인들과 맞짱을 뜬다는 설정은 이니셜 D의 “언더독의 도장깨기” 분위기입니다. 

다만 서킷의 늑대는 모든 자동차 만화의 원조격인 셈이죠. 한참 윗세대의 문화였지만, 

사실 차 한대 한대 떼어놓고 본다면 정말로 일상에서 접하기 불가능한 차들이기에 값진 경험이였습니다. 

관장님과 친분이 있으신 메이트님 덕분에 관장님이 직접 나오셔서 엔진룸까지 개방!

전시된 이태리 차들을 천천히 돌아보다 보니, 역시 한때는 캄파놀로도 BBS SSR 만큼은 아니지만

휠 OEM 많이 받았었더라구요. 자전거든 차든 캄피는 진리.


만화 주인공의 유로파만 있던 게 아닌, 

존 플레이어 스페셜 - 로터스 F1 팀의 우승들을 기리기 위한 한정판 버젼인 유로파 스페셜도 있더군요. 

말고는 쌍용 칼리스타의 모체 팬서, 포르쉐, 알파, 마세라티 등등 

마음만 같아서는 여기 취직해서 차만 닦아도 불만 없을 인생일 정도의 차들이 이어졌습니다.



매물을 놓친 게 아직도 꿈에 나타나는 판테라입니다. 

간디니의 천재적 디자인과 정비용이성 뛰어난 포드제 V8의 조화, 정말 아름다운 혼종입니다.

 

지금은 이미 몸값이 올랐어요. 

어줍짢은 자기위로라면, 개체수가 많아 한동안은 가격이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메이트님과 저의 전망.




나오셔서 친절히 배웅까지 해 주시는 관장님의 따듯함을 마음 한켠에 품고, 

코롤라 필더는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쿠아 라인 해저터널의 시작 지점에 위치한 바다 위의 몽환적인 휴계소, 

우미호타루. 

바다 위 반딧불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젊은 연인들과 가족들에게는 히트 드라이브 코스라는 것이 메이트님의 친절한 설명.



밤까지 쓰던 후기를 날려먹고 골골대며 쓰다 보니 어느덧 다음날 점심시간이군요. 

사진만 봐도 배고파지는 비주얼의 반반덮밥이 점심이였습니다. 

사실 차 보기에도 바쁜 스케줄이니 “음식은 기대 말라” 고 미리보기때 들었지만, 

일본 왕래가 잦으시고 거주도 하셨던 황 메이트님 일상 속의 맛집들로 알차게 투어! 

맛집여행이 주제는 아니더라도 부제로는 손색 없을 듯 합니다. 한 끼니도 불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고기만두찐빵까지 맛보라고 반 나눠주심. 배고프네요. 

빨리 쓰고 점심 줏어먹으러 가야겠습니다.



달려서 도착한 닛산 요코하마 공장에서 일행을 두팔 벌리고 맞이해 준 것은 다름 아닌 최신형 GTR35기. 

1세대의 부자연스러운 닫힌입보다는 지금의 째진눈이 훨씬 이뻐보입니다. 

요즘은 눈코는 성형으로도 안 본다면서요? 아닌가 언니피셜인가… 

여튼 저도 오토바이 타다가 코 해먹고 재건축 경험이 있습니다. 

본격 여행자 TMI 타임.


역대 닛산 레이싱 및 스포츠 카의 심장들의 노골적인 전시를 비롯하여, 

승.상용차에 쓰였던 엔진과 이때까지 받았던 “올해의 엔진 상” 등을 비롯해 

닛산의 역사까지 모형차를 동원해 전시해 놓은 작은 공간이지만 알찬, 핵심 포인트 위주의 자랑이였습니다. 

닛산 팬으로써는 오늘 일정이 제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서울에 남아있는 공돌이 출신 직원을 약올리고 싶었지만 저녁까지 참았습니다. 

아마 이 친구도 조만간 상시모집 당해버리지 않을까 싶네요.


이어지는 하나의 관람 코스라 봐도 무방한, 

김치찌개가 떠오르는 닛산 오모리 팩토리 직속 니스모 쇼룸. “매운맛”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 메이트님. 

이 곳 역시 전설급 니스모 레이싱카 세 대와, 슈퍼GT를 석권한 R35의 수퍼스케일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역대 드라이버들 헬멧 라인. 

일본은 이런 자잘하지 않은 자잘한 디테일로 컬렉션을 완성시키는 데에는 도가 튼 듯 합니다. 

왜 아직 니스모 레이싱카 3대 사진은 없냐구요? 항상 중요한 사진은 한장씩 빼놓은 80%짜리 후기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가서 보심을 정말로 추천드리는 바거든요. 

정말 좋아하는 영화는 예고편조차 보지 않는 제 취향 반영.




또 “여기서 이게 나와?” 모멘트. 귀한 곳에 귀하신 몸이... 

메인터넌스를 위해 오모리에 입고된 40주년 한정판 R33 입니다. 

400대 남짓 존재하는 녀석이지요. 아무래도 한두대 존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 녀석의 문짝 개수는 4개입니다. GT-R은 전통적으로 2도어 차들이구요. 

세단형 GT-R은 초기형을 제외하면 R33세대에서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 그리고 오텍400R.


홍보관에서 니스모 파츠와 에어로를 걸어놓고 판매하는 것도 인상적이였습니다. 

카본 언더플레이트 디퓨저의 가격이 1200만원을 호가하는 것도요. 역시 좋은 건 비싸요. 

  • - R 좋 와 -  *





돌아가는 길에 일정에 없던 슈퍼 아우토백스를 들리게 되었습니다. 

“고오급 카렉스” 같다고 말씀 드리니 웃으시던 메이트님. 

용품점 주차장은 항상 다양합니다. 일본에서 보게 되면 더욱 거대해 보이는 쉐비밴부터… 

오토바이보다 작은 660cc 엔진을 품고 있는 스포츠카들까지. 자동차 잡지도 각 장르별 분야별로 몇 가지가 있고 

심지어는 차종 특정 잡지도 있는 문화적 체계성은 

아무래도 서로의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다양성의 인정에서 오는 듯도 합니다. 


마지막 날은 자유 일정입니다. 저는 혼자 신주쿠 토이헌팅에 나섰습니다. 모형점 두 곳과 요도바시카메라, 

비크카메라 2군데, 그리고 얼떨결에 들어서게 된 “특정 가게” 까지. . .


아기자기한 것들을 보시는 걸 좋아하시거나 아기자기한 것들을 결제하는 걸 좋아하신다면, 

신주쿠 포스트하비는 신주쿠에서 묵으시는 도중 들려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국가별 분야별 용도별 년도별로 잘 나뉘어 져 있는 이곳은 작은 박물관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빠짐없이 빠지는 지름의 구렁텅이.

엘비스는 아끼는 지인들에게 본인이 수집하는 자동차를 한 대씩 선물로 주고는 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가장 아끼는 핑크색 캐딜락을 제외하고는요. 뭐든 골라보쇼, 하지만 “낫 마이 캐딜락,” 유명하죠. 

저는 엘비스만큼 아직 통이 크지는 못해서 모형으로 대신 실천 중입니다.




하지만 황 메이트님께서는 엘비스에 대한 좀 더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접근으로 

3초만에 저를 이겨버리셨습니다.



. . . 지하철 표 단 두 장 만으로요  . . .







칼같으면서도 따듯하신 황 메이트님, 

그리고 멋진 형님들 덕분에 세배로 즐겁고 유익한 여행 작품이였으며, 

“성지순례” 라는 타이틀이 정말 홍보용 과장이 아닌 뜻대로 와닿는 그런 작품이였습니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여행엔 끝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 허무함이 클수록, 

사진을 돌아보는 게 즐거울 수록 더욱 값진 여행이 아니였을까 싶네요. 

자동차와 애증의 관계를 유지하며 일본 진출을 천천히 고민하고 계획하던 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 중 하나로 남게 될 여행이지 싶습니다. 


여러분도 


어서 신청하시고 


우동 드시고 

기록 깨시고 

썩차 보시고 

선물 사시고 


끝을 아쉬워하시길.

어이쿠 재미있는 후기 정말 감사합니다 카트는 일단 제가 결승을 부르겠슴다
남경문님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네요ㅎㅎ 즐거운 여행이 되신 것 같아 기쁩니다!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 잘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쓴 후기는 명함도 못 내밀겠네요 허 허 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