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여행메이트
여행을 통해 삶에 감사하기
당신의 여행 동반자, 여행메이트를 소개합니다.
Profile |
현) - 인바운드 여행사 재직중 전) - 아웃바운드 여행사, 전시/이벤트, 호텔예약관리 |
여행경력 |
총 42개 국가 거주 및 장기체류: - 말레이시아 2년, 호주 1년, 필리핀 4개월, 이집트 3개월, 인도네시아 1개월, 베트남 호치민 1개월 등. 여행 및 출장: - 2006 홍콩 일본 - 2007 북한 태국 일본 - 2008 중국 베트남 - 2009 중국 - 2012 일본 - 2013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폴 - 2014 캄보디아 터키 말레이시아 - 2015 태국 베트남 인도 미얀마 라오스 말레이시아 전역 인도네시아 싱가폴 - 2016 UAE 이란 미국 베트남 핀란드 덴마크 러시아 파나마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호주, 캄보디아 일본 - 2017 총 8개월 배낭여행 필리핀,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이탈리아, 이집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
그녀 생애 첫 해외여행은 가족과 함께 떠난 홍콩패키지 여행이었다. 누구나 알 법한 홍콩/마카오/심천 코스, 그 뻔한 관광지에서 신세계를 맛보았다. 길가의 풍경과 사람들, 높게 솟은 고층 건물들. 모든 게 마냥 신기하고 설레었던 건 아마도 그것이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홍콩여행을 시작으로 그녀의 가족은 몇몇 국가를 더 패키지여행으로 다녀왔다. 베트남, 태국, 중국...비싼 성수기에만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그녀의 가족은 비수기의 몇 배의 돈을 지불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지 않으면 가이드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지금이야 현업에 종사하며 각자의 사정을 이해라도 하지만 그때는 전혀 그럴 수 없었다.
어쨌거나 김예지는 여행이 정말 좋았다. 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 이미 행복으로 가득 차고, 비행기를 타기 전, 매섭게 추웠던 곳에서 몇 시간만에 습하고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에 매번 감동했다.
많은 곳을 수고롭지 않게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패키지여행은 효율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 시도한 자유여행에서도 패키지만큼 많은 곳을 둘러보기 위해 바지런히 돌아다니기도 했다. 관광지는 인터넷 평점 순위에 따라, 맛집은 블로그를 보고 열심히 따라다녔다. 빠듯한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성취감이 느껴졌다. 한동안은 ‘최대한 실패하지 않는 유명한 명소로 간다, 최대한 많은 곳을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유여행을 이어갔다.
그녀에게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준 곳은 말레이시아였다. 우연한 기회에 카우치 서핑에 대해 알게 되어 현지의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친구들의 집과 고향을 방문하고, 친척, 친구 간의 모임에 초대받고, 아무도 블로그 따위에 글을 남길 것 같지 않은 장소들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이런 게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검색사이트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기는 것을 함께 하는 것. 새로운 것을 하나라도 더 배우고 접해야 보람찬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은 기억을 한 아름 안고 귀국한 그녀는 취직을 통해 다시 말레이시아로 떠나게 되었다. 말레이시아는 주변 모든 동남아 국가를 여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직장인이 된 뒤로 드디어 배고픈 여행을 탈출하게 된 데다 항공/리조트의 넘치는 가성비의 혜택에 힘입어 휴양여행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관광지도, 맛집도 하나도 알아보지 않고 느긋하게 즐기면서 거리를 거닐다 좋아 보이는 곳이 있으면 무작정 들어가 보기 시작했다. 한결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 걱정 없이 다른 나라에서 그저 유유자적하는 것. 머리 아프게 계획하지 않는 것. 그것만 해도 여행이 주는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도,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6박 7일 정도의 여행과 출장을 반복하며 30개국 가까이 여행하게 되었지만 언제나 마음속 한편엔 갈증이 있었다. 그것은 돌아오는 티켓이 없는 최소 몇 달의 장기여행. 그리고 목적이 있는 여행.
스물여덟, 드디어 김예지는 ‘오늘만 보고 살자.’ 철학에 힘입어 여행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기로 했다. 그렇게 장기여행을 시작하고서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냥 삶 자체가 여행인 사람, 여행을 위해 사는 사람, 종교적인 이유로 여행하는 사람, 성취를 위해 떠나온 사람, 자녀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자 떠나온 사람. 혹은 그녀처럼 도피 여행 중이거나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떠나온 사람. 길 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책상 앞에 앉아 떠나면 안 될 이유만 몇십 가지 헤아리고 있던 스스로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여행자들을 만나면서 배우게 된 것, 결국 여행에 정답은 없다는 것. 또, 여행만큼 정답이 없는 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사진만 수십 장 찍어 대는 데에 시간을 다 써버리고 사실 그곳이 광고로 유명해진 곳이지만 맛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한 시간동안 줄을 서서 레스토랑을 찾는 것. 그런 것들이 그 사람의 행복이면 그게 바로 정답이라는 것.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얻으면 좋겠지만 또 굳이 꼭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는 것.
그러나 그녀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여행의 힘, 여행을 통해 얻은 것 중에 가장 소중한 몇 가지는 바로 자신을 좀 더 잘 알게 된다는 것과 감사를 배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이 두 가지와 함께 돌아올 수 있다면 그녀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그러기 위해서 김예지는 어떤 여행이 함께 할 여행자들에게 행복과 의미를 줄지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고민한다.